공간이 모자라면 생기는 일
저장공간이 거의 찬 스마트폰은 사진을 찍거나 앱을 여는 것뿐 아니라 운영체제 업데이트도 제대로 받지 못합니다. 업데이트 파일을 내려받고 풀어 놓을 자리가 따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앱도 실행 중에 임시 파일을 만들고 지우기를 반복하는데, 그 여유가 없으면 앱이 갑자기 꺼지거나 화면이 버벅이는 일이 잦아집니다. 그래서 정리는 꽉 찬 다음이 아니라 여유가 줄어들기 시작할 때 하는 편이 낫고, 적어도 다음 업데이트를 받을 만큼은 비워 두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이 큰지부터 확인한다
무작정 앱을 지우기 전에 설정의 저장공간 화면을 엽니다. 운영체제마다 이름은 조금 다르지만 사진, 앱, 시스템, 기타처럼 항목별 사용량과 앱별 크기 순위를 보여 줍니다. 대부분은 사진·동영상, 메신저, 음악·영상 앱의 오프라인 저장분이 위쪽을 차지합니다. 앱 크기는 앱 자체와 그 앱이 쌓아 둔 데이터를 나눠 보여 주는 경우가 많은데, 앱 자체는 작고 데이터가 크다면 앱을 지우기보다 안에 쌓인 파일을 정리하는 쪽이 맞습니다. 큰 것 두세 개만 손봐도 대부분 해결됩니다.
사진과 동영상은 백업을 확인한 뒤에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은 대개 동영상입니다. 고해상도·높은 프레임으로 찍은 영상은 몇 분만으로도 사진 수백 장 분량을 차지합니다. 지우기 전에 다른 곳에 복사본이 있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주의할 점은 클라우드 동기화입니다. 동기화는 양쪽을 같게 맞추는 기능이라, 휴대폰에서 지우면 클라우드에서도 함께 지워지는 설정이 흔합니다. 사진 앱의 '기기 저장공간 최적화' 같은 기능은 원본을 클라우드에 두고 휴대폰에는 작은 사본만 남겨 공간을 아끼는 방식입니다. 지운 사진은 '최근 삭제된 항목' 같은 폴더에 일정 기간 남아 있어서, 그 폴더를 비워야 실제로 공간이 돌아옵니다. 비우면 되돌릴 수 없으니 백업 확인이 먼저입니다.
메신저가 쌓아 두는 파일
단체 대화방에서 오간 사진, 동영상, 문서는 열어 보지 않아도 자동으로 내려받아지는 설정이 기본인 경우가 많습니다. 몇 년 쓰면 메신저 하나가 수십 기가바이트를 차지하기도 합니다. 메신저 설정에는 대화방별 저장 용량을 보여 주고 미디어만 골라 지우는 메뉴가 대개 있습니다. 대화 내용은 두고 오래된 사진·동영상만 지울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필요한 파일은 미리 갤러리나 다른 저장소로 옮겨 둡니다. 함께 자동 다운로드를 '와이파이에서만' 또는 '끄기'로 바꾸면 다시 쌓이는 속도가 크게 줄어듭니다.
캐시 삭제와 데이터 삭제는 다르다
앱 정보 화면에는 보통 '캐시 삭제'와 '데이터 삭제(저장공간 초기화)'가 따로 있습니다. 캐시는 빠르게 보여 주려고 임시로 저장해 둔 이미지나 파일이라, 지워도 앱을 다시 쓰면 필요한 만큼 다시 만들어집니다. 효과가 잠깐인 대신 안전합니다. 반면 데이터 삭제는 앱을 처음 설치한 상태로 되돌립니다. 로그인이 풀리고, 설정과 오프라인 저장분, 백업하지 않은 대화 기록이나 메모가 사라질 수 있습니다. 데이터 삭제는 그 앱에 무엇이 저장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면 앱 안의 백업 기능을 먼저 쓴 다음에 합니다. 운영체제에 따라 캐시만 따로 지우는 메뉴가 없을 수도 있는데, 그때는 앱 안의 설정에서 찾습니다.
다시 차지 않게 하는 설정
한 번 비워도 습관이 그대로면 몇 달 뒤 같은 알림을 다시 보게 됩니다. 다음 설정을 한 번 바꿔 두면 쌓이는 속도가 느려집니다.
- 메신저 미디어 자동 다운로드를 와이파이에서만 받거나 끈다
- 카메라 동영상 해상도와 프레임을 필요한 만큼으로 낮춘다
- 음악·영상·지도 앱의 오프라인 저장분을 주기적으로 정리한다
- 오래 쓰지 않은 앱을 자동으로 내려 두는 기능이 있다면 켠다
- 다운로드 폴더와 스크린샷을 한 달에 한 번 훑어본다
흔한 실수
공간을 빨리 확보하려다 정작 중요한 것을 잃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장공간 정리를 내세우는 별도의 정리 앱은 기본 설정 메뉴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광고를 띄우거나 필요 이상의 권한을 요구하기도 하니, 먼저 운영체제의 기본 기능으로 해결해 봅니다.
- 백업을 확인하지 않고 사진을 지운 뒤 최근 삭제 폴더까지 비운다
- 메신저 앱을 통째로 지웠다가 백업하지 않은 대화를 잃는다
- 데이터 삭제를 캐시 삭제로 착각한다
- 동기화 중인 클라우드를 백업이라고 믿는다
정리 순서 한눈에
막막할 때는 아래 순서대로 하면 됩니다. 앞쪽일수록 효과가 크고 위험이 적습니다.
- 저장공간 화면에서 큰 항목 세 개를 확인한다
- 사진·동영상 백업을 확인한 뒤 큰 동영상부터 정리한다
- 메신저의 오래된 미디어를 지우고 자동 다운로드 설정을 바꾼다
- 안 쓰는 앱을 지우고 큰 앱의 캐시를 비운다
- 최근 삭제 폴더를 비우고 남은 공간을 다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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